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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혁발렌티노&전희주로즈마리 부부님 주말 후....
관리자
 
2022-01-24

곽재혁 발렌티노, 전희주 로즈마리 부부

 

겨울 끄트머리,  주말 ME를 참가하고자  낯선 차에  몸을 실은 저는  '과연 내가 왜 이런 데까지  가야 되는 건가?'  온갖 회의감으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한티재를 향하는 어두운 겨울 산 길 만큼,  저의 마음도  어둠과 차가움으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여태까지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으며 최선을 다했다고 , 더 이상은 배울것도, 바뀌어야 될 것도저에게는 없는거 같았습니다.  그리고 다짐했습니다

앞으로 23일 동안   어떤 감성적인 이벤트와 달콤한,그러나 속 없는 말들에 절대 지지 않기로, 무너지지 않기로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과거에 남편에게 느꼈던 실망감을 다시 되새기며 혹시나 남았을지도 모를 미련의 구멍을 비장함으로 다시 메꾸었습니다.

다행히 주말ME 프로그램은 제가 생각한 그런 진부한 이벤트 같은 것은 아니였습니다.

남편이 적어내려간 수많은 글자 하나 하나가 조금씩 저를 설득시켜 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저보다 나이가 훨씬 많으신 부부님들이 앞으로의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부끄러움과 함께 반성을 하게되었습니다부부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을 하지 않고 힘들면 쉽게 이혼을 생각하는 요즘의 젋은 사람이,  바로 저였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그 동안 우리 가정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하지만, 나의 배우자에게도 그 만큼 최선을 다했는가? '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에 저는 어떤 대답도 할 수 없었습니다.

 3일내내,  나의 마음을 녹이고자  주말 ME를 신청해서 열심히 참여하는  남편의 그 애쓰는 마음을 점점 외면하기가 힘들어졌습니다.

남편과 저 사이에 서로 오고 가는 편지를 읽어보면서  나만 억울하다는 피해의식 속에 빠져서 남편을 채무자처럼 독촉하고 비난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내 마음대로 되지않는 제 아이들처럼, 남편 또한 그런 한 사람일 뿐인데 내 식대로 살기를 강요하고 재촉하였구나.

서로 옳고 그름만을 따지고 있는 우리 부부는  이 깊은 갈등을 해결은 커녕뫼비우스 띠처럼 더 크게 돌고 돌 뿐이였습니다.

주말 ME의 과정 속에서 우리 부부는 함께 마주보았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것이 무엇인지, 우리가 정말 그걸 지키기 위해 제대로 노력한 적이 있는지, 직장동료,친구들에게 한 노력의 반이라도 서로를 위해 해봤는지, 생각했습니다.

물론 주말ME가 우리 부부의 모든 갈등을 없애준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남편의 부족함을 따지던 저의 매서운 눈을 잠시 감게 하고, 남편의 진심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었으며, 묵은 엉킴을 느슨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주말ME는 저희 부부에게 끈을 하나 주었습니다.. 그 끈만 같이 잡고 따라가면 우리 부부는 소중한것을 잃지 않을 수 있다고 가르쳐 주었습니다

주말ME로 이끌어 주신 하느님과 그리고 대부,대모님,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처럼  주말 ME 는 오만한 저희 부부에게 겸손함을 일깨워준, 작지만 중요한 시작이 되었습니다  


댓글
임광호
 
2022-03-03 12: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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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엠이 40주년 기념책자에서 감동적으로 읽었는데,
다시 읽을 수 있게 올려주셔서 관리자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