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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사랑의 시작 (49호 금빛신문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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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13

저희 부부는 혼인한 지 올해로 12년째 되었습니다. 부부라는 단어가 가진 무게가 그리 클 줄 혼인 초에는 감히 생각하지 못했었지요. 각자 살아온 고유의 삶이 부부라는 이름 안에 어우러지기에는 한참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혼인하고 얼마 되지 않아 첫 아이가 생겼고 저희 부부는 서툰 엄마 아빠 역할을 하기에도 바빠 부부의 삶이 무엇인지 생각할 겨를 없이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왔습니다.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대화가 무엇인지도 모른 체 다들 이렇게 살아가는 거지 위안을 하며 살아왔기에 아무 문제없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저희 부부의 착각이었습니다. 대화 없이 서로의 속마음을 숨기고 겉으로 배우자를 이해한다고 생각하며 꾹꾹 참아오던 시간들이 저희 부부 사이를 서서히 멀어지게 했고, 마치 상처를 잘 치료하지 않아 덧나고 아픈 것처럼 서로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아픔을 받는 나날이 많아졌습니다. 배우자를 생각하면 따스함 보다는 먹구름 같은 무거운 마음이 들던 어느 날... 성당 벽보에서 우연히 본 ME포스터가 생각났습니다. 그래 부부를 위한 프로그램이라니 밑져야 본전인데 가보자 지금보다야 나쁠 수가 없을 테니 라고 위안을 삼으며 울며 겨자먹기로 ME 주말을 신청했습니다. 아무런 기대도 정보도 없이 참여한 ME주말은 저희 부부의 삶을 되돌아보고 사랑을 결심하게 된 큰 계기가 되었습니다. 서로의 말에 귀 기울이고 배우자의 아픔과 상처와 기쁨을 함께하려는 노력은 저희부부 사이에 있던 두꺼운 벽을 서서히 허물게 하였고, 비로소 우리는 친밀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때 비로소 저희 부부는 진정한 부부의 삶을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사랑이라는 이름 하에 받기만 하려고 했던 지난날이 후회가 되었고 나도 사랑하는 배우자에게 마음을 다해 사랑을 주는 사람이 되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서로의 말에 귀 기울이고 잘 들어주고 깊은 속마음을 나누게 되면서 자연스레 저희 부부는 대화도 많아지고 사이도 좋아졌습니다. 부부 사이가 냉랭할 때 눈치 보던 아이들도 서슴없이 엄마 아빠가 싸울 때 무서웠다고 불편했던 마음을 표현할 때 아! ME가길 정말 잘했구나! 라고 생각됩니다. 이제는 단단한 마음으로 어우러져 함께하는 우리 가족이 너무나도 소중합니다. 이제 저희 부부는 앞으로 살아야 할 날이 기대가 됩니다. 기쁠 때 함께 기뻐하며 충만한 기쁨을 만끽할 것이고, 힘들 때 서로를 생각하고 의지하면서 두 손 잡고 힘차게 걸어 나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 타대오 나탈리아 -

 

댓글
김성래 신부
 
2022-09-17 11:5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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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탈리아 & 타대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새로 시작하기 좋은 때이며, 희망이 없다고 생각할 때가 사랑하기 시작해야 할 때임을 보여준 두분에게 감사합니다. 앞으로 계속해서 사랑 안에서 성장하는 가정이 되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