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일상을 보내고 있던 22년전, 신입 여직원인 세실리아를 처음 만나게 되었습니다. 보조개를 띄우며 환하게 웃으며 들어오는 세실리아 의 모습은 제게는 하늘에서 천사가 나만 보러 찾아온 것 같았고,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에 나오는 나무꾼처럼 선녀를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꼭 잡아야겠다는 굳은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세실리아를 잡고 우리 둘은 함께 사랑이라는 출발점에서 걸어가기 시작하였습니다.
혼인에 대한 아무런 정보와 배움도 없이 어린아이들 소꿉장난하듯 혼인 생활을 시작한 우리에게 영원할 줄 알았던 꿈만 같은 시절이 연기처럼 사라지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혼인 전, 그리고 신 혼시절에는 여러 드라마나 주변에서 이혼하는 부부들을 보면서 도무지 이해를 못했었기에 우리 둘의 관계가 악화되자 더욱 현실이 참담했으며, 매 순간을 받아들이기 힘들었고, 결국에는 마지막까지 생각하게 되었습 니다. 며칠 뒤 처형에게 전화가 와 ‘박서방 그동안 미안하고 수고했어요!’라는 말을 듣는 순간 ‘아! 정말 이렇게 끝인 건가!’ 라는 생각에 두려움에 길을 잃은 어린아이처럼 눈앞이 캄캄해졌습니다. 그렇게 힘들어하는 내 모습 을 보고 있자니 다시 한번 용기 내어 세실리아와 노력을 해보자는 결심 을 하게 되었고, 우여곡절 끝에 ME 주말을 참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결혼한 남자의 우선순위는 사회에서는 성공하기 위해 온몸을 바치고, 가 정에서는 부모님에게 효도하고, 아이들에게는 친구 같은 아빠가 되는 것 이 전부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저의 우선순위 안에는 가장 중 요한 배우자인 세실리아는 없었습니다. ME주말이 진행되는 동안 세실 리아에게 너무나 미안한 마음이 들었고 참회의 눈물을 흘리는 저를 바라 보던 세실리아도 그런 저의 마음을 읽었는지 저를 위로해주었고, 다시 한 번 우리는 꺼져있던 연애 시절 애틋한 감정의 불씨를 되살릴 수 있었 습니다. 그동안 세실리아의 전부를 안다며 자신했던 나의 자만이 우리 관계를 어렵게 만들었음을 깨닫게 되었고 지금까지의 우리 부부의 대화 가 서로 동문서답을 한 것처럼 잘못하고 있었음을 알았고 무엇보다, 잊 고 살아왔던 세실리아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재발견할 수 있게 되는 값진 선물을 받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ME주말을 통해 배우고 느꼈던 것들을 실천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세실리아를 사랑하기로 마음 먹었기에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세 실리아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배우자를 위한 노력과 본인의 변화는 결국에 는 배우자를 변화시키고, 행복 한 혼인 생활을 이룰 수 있게 됨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저희 부부는 완전한 부 부라 말할 수 없습니다. 그렇지 만 잘 살아가시는 선배ME 부 부와 ME공동체 안에서 배워가 고 있습니다. 모든 부부들이 서로 사랑하며 행복한 혼인 생활을 하시길 간 절히 바라며 기도드립니다
대구ME 박성규 빈첸시오, 박현미 세실리아부부